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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공부

[경제지표] PCE(개인소비지출)이란 무엇인가?

by 마룬 버핏씨 2023. 6. 3.

2023년 5월 26일,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던 미국 4월 PCE(개인소비지출)가 4.4%로 발표되었습니다. 시장 전망치(4.3%)와 전월 수치(4.2%)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습니다. PCE는 물가안정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는 미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이다 보니 6월 FOMC때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PCE는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기에 연준과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것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PCE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PCE는 크게 관심이 있는 경제지표는 아니었습니다. 미국이 장기간 저물가 상태를 유지한 탓도 있지만, 물가 수준을 확인할 때는 CPI를 참고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 미 연준이 물가안정을 위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연준이 활용하는 근원 PCE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PCE은 무엇인가?

PCE(Private·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개인소비지출)는 해당월에 미국 내 가계와 민간 비영리기관의 물건 구매 및 서비스 이용 시 지불한 모든 비용을 합친 것입니다. 즉, 특정기간 동안 미국 국민의 지출 증감을 파악할 수 있는 경기후행지표입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조사해 매월 말일 오전 8:30(EDT) 발표하고 BEA 홈페이지에서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BEA에서 발표하는 「개인소득 및 지출(Personal Income and Outlays)」는 아래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크게 개인의 소득, 지출, 저축으로 구분할 수 있고, 원천별 소득, 가처분 소득, 항목별 지출 등이 상세하게 열거되어 있습니다. PCE와 변동성이 높은 식음료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가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미국 상무부 산하 BEA에서 2023년 5월 26일에 발표한 Personal Income and Outlay 수치입니다. 이중에서 제일 중요한 PCE(개인소비지출) 항목을 별도 표시했습니다.
2023년 4월 Personal Income and Outlays(출처 : BEA)

PCE 구성은?

PCE는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내구재, 비내구재, 서비스 등 3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내구재(Durable Goods) :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과 같이 고가이면서 3년 이상 사용하는 재화로서 PCE의 10~15%를 차지합니다.
  • 비내구재(Nondurable Goods) : 의류, 책, 식음료 등과 같이 3년 이하로 사용하는 상대적으로 저가인 재화로 PCE의 20~25%를 차지합니다.
  • 서비스(Services) : 의료서비스, 미용, 영화관람료, 항공권 등의 서비스입니다. 1960년대에는 PCE의 40%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65% 정도까지 상승하였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내구재 소비액이 중요합니다. 내구재는 고가이면서 구매를 위해 대출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 임금 상승률, 직업 안정성, 금리, 경제에 대한 전망 등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내구재 소비 증가는 제조업의 생산 증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기 변곡점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구재 소비는 경기 침체기 진입 6~12개월 전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고, 회복기로 진입하기 1~2개월 전부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PCE이 왜 중요한가?

PCE가 중요한 지표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미국 가계소비의 중요성 : 미국 가계는 평균적으로 수입의 95%를 소비하고, 이 소비가 미국 GDP의 2/3를 구성하기 때문에 PCE의 변화는 미국 경기 순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미 연준 통화정책 결정 시 활용 : 미 연준은 2000년 2월부터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의 대상지표로 기존의 CPI 대신 근원 CPE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근원 PCE가 인플레이션율을 정확히 측정하는 지표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갖는 경제학자 및 정책입안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준은 장기 인플레이션율 목표를 1.75~2.0% 설정하고 있는데, 4월의 근원 PCE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4.7%인 것을 감안하면 긴축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습니다.

PCE와 CPI의 차이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물가지수는 CPI(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가격지수)입니다. CPI는 가계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수준을 측정한 것으로, 미국인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물가지표입니다. 법원이 결정하는 위자료, 양육비부터 시작해서 정부에서 지급하는 사회보장연금, 푸드스탬프 금액에 CPI에 근거한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어 있고, 임대계약서에도 CPI에 따라 임대료를 올리는 조항을 넣기도 합니다.

 

CPI와 PCE 간에는 대상범위, 산출방법 등에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 연준이 PCE를 활용한다는 것 외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 CPI는 설문조사를 기초로 미리 선정한 200개 이상의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가중평균하여 산출합니다. 각 항목과 가중치는 개인들의 우선순위와 취향변화를 반영하여 2년마다 변경합니다.
  • 반면, PCE는 특정한 항목의 가격이 아닌 지출액에 초점을 맞춥니다. 또한, 개인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의 최종소비도 포함하고, 자가주택에 대한 주거서비스 비용인 자가주거비(Owner's Equivalent Rent)처럼 실제로 지출되지 않는 서비스 비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 PCE에 의해 산출한 인플레이션율이 CPI보다 평균 0.3% pt 낮습니다. CPI는 가격으로 인해 수시로 달라지는 개인의 소비행태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월에 CPI의 조사대상인 소고기 가격이 많이 올라서 많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닭고기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CPI는 이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여 지수 산출에 소고기 가격을 활용하지만, PCE는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선택함으로써 개인의 소비지출액이 감소한 것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PCE가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은?

채권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높은 채권 가격, 낮은 금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낮은 인플레이션율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PCE 수치가 시장의 전망치보다 높게 발표되면 금리 상승 또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채권 대량매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식 투자자들은 높은 PCE를 선호합니다. 개인의 소비지출이 증가했을 때 경제 성장 및 제조업의 영업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경기가 과열된 상태에서 PCE가 전망치보다 높은 경우에는 기준금리 인상, 할인율 상승, 안전자산 선호 등의 현상이 나타나서 주식의 매력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위에서 PCE가 무엇이며, 어떤 항목으로 구성되고, 왜 중요한지 알아보았습니다. 2023년 5월 말에 발표된 4월의 PCE는 6월 FOMC전에 발표되는 마지막 물가지표였습니다. 모두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역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플레이션율이 높은 수준이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미 연준이 6월 FOMC에서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할지, 회의록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문답에서 이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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